일제하 식민지 수탈경제의 수행을 위해 그 운행이 시작됐던 수원과 인천을 잇던 협궤열차 '수인선'. 수인선은 지난 1937년 3월 1일 운행을 시작한 후 1995년 12월 31일을 그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바 있다. 추억속 상징의 한가운데에는 소래철교로 유명한 '소래역'이 있었다.
현재는 전철 구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1단계 공사구간이 그 모습을 지난 6월 선보인바 있다. 인천 송도역에서 시흥시 오이도역 구간이 지난 6월 개통돼 이 지역 시민들의 간격을 당겨 놓은 것. 또한 수인선 부분 개통으로 어시장을 끼고 있는 '소래역'은 '소래포구역'으로 다시 태어나 수도권 시민들의 발걸음을 끌어 모으고 있는 중이다. 실제 수산물이 풍부하게 쏟아져 나오는 사리 물때의 경우에는 시장통을 걷기가 힘들만큼 사람들로 붐비곤 한다. 소래어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수십여 척의 배가 뱃길로 두어시간 거리인 자월도 인근 해상 등에서 당일 조업해온 수산물을 어민들이 직접 판매에 나선 다는 점. 지난 김장철에는 싱싱한 김장용 새우를 사러온 사람들의 이어지는 발길로 극심한 혼잡을 이루곤 했었다. 소래어시장에서 옛 모습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볼까! 현재 전철 1구간 요금은 1100원, 그렇다면 지난 70년대 소래역에서 수원까지 열차 요금은 얼마 이었을까? '50원' 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 전철요금으로 따져 1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소래역에서 문학역 까지는 그 요금이 얼마였을까? 이 같은 궁금증은 '소래역사관'을 들어 서면서 풀 수 있었다. 지난 6월 29일 문을 연 소래역사관은 인천 남동구가 설립한 최초의 공립박물관이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60년 역사의 소래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소래역사관'은 소래 어시장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하기도 쉬웠다. 소래철교 인천쪽 입구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 소래포구 어시장에 들러서 싱싱한 수산물도 맛보고 눈으로는 60년 세월 속으로 푹 빠져 드는 즐거움 또한 가질 수 있는 것. 전시실은 4개의 전시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소래갯벌 ZONE' '수인선 ZONE' '소래염전 ZONE' '소래포구 ZONE'이 그것.
투표 마친 임시공휴일 가볍게 떠난 '전철 여행' 일요일이면 아내를 따라 교회를 가야만 하는 관계로 어디로든지 가벼운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또한 주중 주말의 경우에도 직장에 서로 매여 있는 관계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대선 투표일인 19일 임시공휴일은 우리 부부에게 소중한 시간을 주었다. 점심을 해결 한 후 발걸음을 투표장으로 옮겨 소중한 한표를 행사한 후 가까이에 있는 소래포구로 향했다. 19일 찾은 소래 어시장내 어민들이 직접 판매하는 좌판대에는 추운날씨와 함께 물때가 맞지 않아 그리 많은 수산물은 나와 있지 않았다. 해서 병어 몇 마리와 함께 횟감용으로 광어 한 마리를 2만원에 산 후 발걸음을 어시장 바로 옆에 있는 '소래역사관'으로 옮겼다. 어른 입장료는 500원. 소래역사관은 4가지 주제별로 1,2층에 배치해 놓고 있었다. '소래갯벌 ZONE' '수인선 ZONE' '소래염전 ZONE' '소래포구 ZONE'이 그것. 소래역사관 앞에 비치되어 있는 리플렛에는 이들 전시공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소래갯벌 ZONE'은 소래지역의 유래와 갯벌에서의 삶, 개항기 이양선의 출몰과 그 방비책인 논현포대지 장대포대지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고 설명해 놓았다. '수인선 ZONE'에는 수인선의 건설과정과 협궤열차 소래철교등 수인선의 개통에서 폐지까지 과정을 알수 있게 해 놓았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소래염전 ZONE'에는 각종 염업도구의 전시와 함께 다양한 체험전시와 게임 등을 통해 국내 제일의 천일염 생산지였던 소래염전을 경험할 수 있게 해놓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소래포구 ZONE'에는소래지역의 어업과 경제 어시장 사람들의 모습을 디오라마 등을 통해 만날 수 있게 해 놓았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소래갯벌 - 수인선 - 소래염전 - 소래포구' 그리 큰 기대를 갖지 않고 들어 섰지만 입구를 들어서자, 소래역을 수십년전 모습으로 재현해 놓은게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 끌었다. 밀랍인형으로 실물크기로 재현해 놓은 할머니는 보퉁이를 한 손으로 꼭 잡은채 연탄난로 옆 나무의자에서 결코 오지 않을 협궤열차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또 매표소에는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기라도 하는 것 처럼 역무원 인형이 상체를 앞으로 쑥 내밀고 있었고, 그 역무원 머리 위로는 수인선 구간별 요금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4가지 주제별로 당시의 시대상을 재현해 놓았다. 소금창고나 소금을 만드는 염전 모습등은 눈에 익은 모습이었지만, 시선을 가장 끌었던 건 '소래포구 ZONE'의 디오라마 였다.
70년대 무렵으로 추정되는 시대상을 배경으로 소래포구 시장의 모습을 가로 세로 약 5미터의 평면위에 재현해 놓았다. 디오라마는 인물들의 모습을 각각 그 상황에 맞게끔 세밀하게 표현해 놓아 눈길을 한참동안 사로잡았다.
무엇이 그리도 마음에 안드는지 인상을 잔뜩 쓰고 있는 파마머리의 아줌마. 희끗희끗한 남자가 손수건을 목에 두른채 힘겹게 손수레를 끌고 가는 모습. 수산물을 보고는 신기해 환성을 올리는 꼬마 손님의 모습. 갓 잡아온 꽃게를 다듬고 있는 밝은 미소를 짓고 있는 아줌마 등등..... 4면을 돌면서 디오라마속 인물들의 모습 하나 하나를 꼼꼼하게 들여다 보는 가운데 수십년전 소래포구의 시간속으로 푹 빠져 들면서 상념에 빠지게 했다. 그 모습은 바로 우리 부모의 모습이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리 크지 않은 소래역사관 이었지만 꼼꼼하게 구경하는 가운데 어느덧 1시간을 넘어가고 있었다. '시간을 거스르고 싶은자여! 소래포구에 가걸랑 '소래역사관'에도 꼭 그 발걸음을 한번 할지어다!' <저작권자 ⓒ 국제기독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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