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중국의 대다수 제조기업이 임금을 제때 지불할 수 없을 정도로 제조업계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지 제일재경일보(第一财经日报)는 제조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근로자의 임금을 체불하지 않고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 회사가 약 30%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신문은 영상투시기술 분야에서 유명한 기업인 야투(雅图)를 실례로 중국 제조업의 현주소를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야투는 근로자 감원 및 체불된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근로자 시위 등으로 곤욕을 치뤘다. 야투의 근로자 감원 소식은 지난 9월 인터넷을 통해 '야투가 전체 근로자에 고하는 글'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는데, 야투는 당시 글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동자금 부족으로 인한 생산중단, 근로자 임금 체불 등이 지속되면서 감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문은 야투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원인에 대해 지난 2005년부터 지속된 사세확장과 생산량 확대에 따른 자금 부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야투는 2005년부터 많은 자금을 투입해 인수합병을 잇따라 실시했으며 2012년에는 영화관 사업에 진출해 5년 내 영화관 1천개를 설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또한 지난해 6월 야투 셰징쑤이(谢敬随) 총리는 유럽을 방문해 1억유로(1천281억원) 규모의 납품계약서를 체결했고 영국의 한 회사와는 3년동안 5억유로(6천406억원) 규모에 달하는 판매의향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야투의 이같은 현상은 개별적 현상이 아니다"며 "현재 중국 제조업 기업 중 근로자의 임금을 체불하지 않고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 회사가 약 30% 정도에 불과하며 올해는 경기가 더 안 좋아 이같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제조업계는 최후의 수단으로 가격 인하를 택하고 있지만 이는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례로 휴대폰 부품기업의 경우, 최근 몇년간 생산업체들이 제품의 종류를 점차 줄이면서 주문량이 크게 줄어듦에 따라 주문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오히려 더 낮춰 주문을 받고 있다. 최근 폐업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华为) 산하 대리상 푸창(福昌)도 폐업에 앞서 다른 업체로부터 가격을 50% 넘게 다운할 것을 요구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업계 관계자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은 이같은 현상의 폐해를 잘 보여준다"며 "저가경쟁이 전체 업계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중국 제조업계는 현재 업그레이드를 위한 구조조정 시기에 직면한 상태로 하강 압력을 받을수록 산업전환에 대해 더욱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주문자의 요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국제기독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사회와 이슈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