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자신보다 27살이나 어린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임신시켰지만 '사랑하는 사이'라고 주장해 무죄 판결을 받은 방송인 겸 연예기획사 대표 사건이 결국 다시 또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검찰 측은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에 전날 상고장을 제출했다. 조씨는 지난 2011년 8월 자신의 아들이 입원해 있던 서울의 한 병원에서 만난 A양에게 '연예인을 시켜주겠다'고 접근한 뒤 수차례 성폭행하고 임신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조씨의 혐의를 인정해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9년을 선고했지만 조씨는 "사랑해서 이뤄진 관계로 강간이 아니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조씨가 다른 사건으로 수감돼 있는 동안 A양이 '사랑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계속 보냈다"며 "평소 스마트폰 메신저 등을 통해서도 애정표현을 자주 했다"고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11개월에 거친 심리 끝에 조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조씨를 구치소에서 접견했을 때 조씨의 강요와 두려움 때문에 편지를 쓰라고 강요받았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그렇게 보기 어려운 내용도 있고 피해자가 조씨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내용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이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에 대한 몰이해와 편향적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줬다"며 무죄 판결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의 파기환송부터 파기환송 판결까지 마치 성인 사이에 합의된 성관계처럼 사건을 바라보는 사법부의 태도에 당혹스럽다"며 "성인 남성이 10대 청소년에게 지속적인 성폭력을 가할 수 있었던 상황과 맥락을 재판부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국제기독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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