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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떠나라”…작은교회 목사의 이유 있는 돌직구
 
홍이숙 기자 기사입력  2015/08/09 [10:03]



[홍이숙 기자]
“양계장 같은 교회를 떠나라.” <닭장교회로부터 도망가라>를 펴낸 정용성 목사는 교인을 계란 낳는 닭으로 여기는 양계장 같은 교회, 가축처럼 사육하여 어떻게 잡아먹을까 심사숙고하는 가축우리 같은 교회를 떠나라고 말한다. 한국교회를 향한 그의 돌직구 발언에 담긴 숨은 뜻은 무엇일까.

가축우리 같은 교회를 떠나라
“하나님의 임재가 떠난 교회를 떠나라.” 저자 정용성 목사는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인간이 주도권을 잡고 주인 노릇을 하는 교회, 교인을 계란을 낳는 닭으로 여기는 양계장 같은 교회, 가축처럼 사육하여 어떻게 잡아먹을까 심사숙고하는 가축우리 같은 교회, 진리보다 관습과 전통을 애지중지하는 교회, 5호 담당제와 같은 조직을 통해 관리를 받는 교회로부터 떠나라고 외친다.

건축한다고 헌금을 하라는 곳, 은행 빚을 갚는다고 본질적인 일을 도외시하고 부수적으로 여기는 교회, 세습을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대로 호의호식하고자 하는 목회자, 성장을 외치며 축복을 받는다고 하면서도 사회적 불의와 약자들을 돌보지 않는 교회, 권세와 명예와 대중적 지지도를 쫓는 목회자…. 저자는 이들에게서 속히 탈출할 것을 권면한다.

그러면서 “수평 이동이 한국교회 병리 현상의 주범이라고 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엄밀히 말해 한국교회는 수평 이동이 아니라 ‘더 좋고 더 낫고 편하고 큰 환경으로의 상향 이동’을 해왔다는 것. 좋은 설교와 안락하고 쾌적한 환경, 최첨단 시설과 편리한 근접성과 주차 공간을 따라서 말이다.

때문에 그는 수평 이동을 하지 말고 하향 이동을 하라고 주장한다. 중심이 아닌 변두리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대우를 해주지 않는 곳으로. 저자는 이 책을 ‘작은 교회로의 의도적인 초대’라고 소개한다. “작은 교회를 위한 변명이나 불평이 아니다. 큰 교회 비난이나 원망도 아니다. 반복하는 실패가 아닌 다른 길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길을 가다 보니 행복해서 초대하고 싶다.”

‘의도적인 작은 교회’…“그 길 걸어보니 행복해”
정용성 목사가 어떻게 해서 다른 길을 가게 됐는지, 그리고 그 길에서 무엇을 경험했는지를 알게 되면 그의 이야기가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유학을 다녀와) 신학교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방의 중견 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한 번도 교인수가 500명을 넘지 않은, 낮은 자존감의 교회를 어떡해서든지 부흥시켜 보겠다고 갖은 노력과 방법을 강구했다. 교회는 수적으로 질적으로 부흥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나에게 위기가 왔다….”

선한 양떼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기득권을 가진 자들에게 대처하면서 지쳤다는 그는 목회의 본질, 목회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에 빠졌다. 그러던 중 듣게 된 뚜렷한 음성. “누가 너의 라이벌이냐?” 분립 개척을 결심하고 당회를 설득했다. 교인 700명이 넘었을 때 십일조를 할 수 있는 10가정을 자원 받아 분립했다. 그 교회는 100명 이상으로 성장해 정착했다.

이후 저자는 교회를 사임하고 2010년 말 대구의 한 카페에 교회를 개척했다. 1년 후 자립해 현재 80명 정도의 교인이 함께하고 있는 ‘풍경이 있는 교회’는 지치고 힘든 목회자들이 쉼을 얻고 다시 교회를 시작하는 쉼터이자, 선교단체들이 예배와 훈련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가 교회를 개척하면서 세운 운영 원칙에는 ‘다른 길’에 대한 그만의 소신이 잘 드러난다.

△건물을 소유하지 않는다. 건축을 하지 않는다 △주어진 공간에 함께 예배할 수 없으면 분립 개척한다 △자발적 후원 이외에 후원 요청이나 특별 헌금을 하지 않는다. 교회를 운영할 수 있는 재정 이외에는 흘려 보낸다 △직분자 세우기를 가능한 한 자제한다 △교역자의 사례는 생활할 수 있는 한 최소 원칙으로 식구에 따라 지급한다 등이 그것.

저자는 “성경의 진리가 공동체와 삶을 통해 증명될 때 행복하고 설득력이 있다. 그 영향력은 세상을 변혁시키는 능력”이라며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직분에 대한 잘못된 이해, 교회 병들게 해
좀 더 구체적으로 저자는 의도적인 작은 교회를 따르려는 목회자들에게 몇 가지 방향 설정의 지침을 제시한다. △부담스럽지 않게 시작한다 △영업을 하지 않는다 △분립 개척한다 △재정은 흘려 보낸다 △네트워크 목회를 한다 △공간을 공유한다 △직분 장사를 하지 않는다 △세대 통합 교육을 한다.

정용성 목사는 “작은 교회는 영적 영업을 하지 않는다. 얼마를 투자하면 얼마의 이윤을 남길 것인지 계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영업을 하는 교회는 복음을 상품화시킨다”며 “총동원주일이라는 민방위훈련 시스템으로 전도 이벤트를 하기도 하고, 복음에 덧붙여서 상품이나 경품을 제시하며 성장을 추구하기도 한다. 복음이 바겐세일이 되고, 은혜는 값싼 은혜로 전락한다.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동원되는 교인도 불행해진다”고 역설했다.

작은 교회가 지켜야 할 재정 원칙도 밝혔다.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투명하게 관리한다. 빚을 지지 않아야 하고, 재정이 넘치면 흘려 보내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는 재정과 거리가 멀어야 한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가 가장 몸살을 앓는 문제가 ‘직분’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 있다고 일갈했다.

이에 “직분을 신분과 지위로 여기거나, 헌신에 대한 보상으로 여기거나,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세우는 용도로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직분자로 세우지 말아야 한다”며 “교회에는 성직이 없다. 목회자도 성직이 아니다. 머슴이 무슨 성직인가? 예수 그리스도가 대제사장이고 모든 신자는 그 권위 아래 섬기는 제사장”이라고 말했다.

이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작은 교회가 대안을 넘어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노력이며, 지배적인 시대정신에 대한 저항임을 강조한다. “의도적인 작은 교회는 경쟁 속 생존이 아닌, 공존을 통한 부흥을 꿈꾸는 자의 몫이다. 작은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복원하는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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