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역류케 하는 사이비종교 고발소설 갈라파고스 수용소 출간

설애아 | 기사입력 2014/06/25 [16:44]

피를 역류케 하는 사이비종교 고발소설 갈라파고스 수용소 출간

설애아 | 입력 : 2014/06/25 [16:44]
피를 역류케 하는 사이비종교 고발소설
북리뷰 / 허병주 목사의 <갈라파고스 수용소>
2014년 06월 20일 (금) 11:59:34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한 영화감독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피가 역류하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 소재로 아주 제격이다”라고 했다. 출판사는 “세월호 참사의 본질과 원인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고 소개한다. 소설 <갈라파고스 수용소>는 실화를 바탕으로 사이비종교의 범죄행각과 그를 비호하는 자들을 고발하는 자전적 탐사소설이다.
  
▲ 소설 <갈라파고스 수용소>

소설 <갈라파고스 수용소>(비봉출판사, 2014년 6월 17일 발행)는 작가 허병주의 가족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선친 허덕수 장로는 1950년대 전국에 옹기가마를 13개나 갖고 있던 거부였다. 1957년 경북 안동의 어느 부흥회에서 한 교주를 만난 후 옹기가마재벌은 재산을 다 바쳤다. 덕분에 작가는 초중고 시절을 교주 2세와 함께 보내며 많은 것을 체험했다. 그러나 부친은 담요와 옷을 파는 앵벌이로 전락했다. 배신을 당한 것이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했다.

작가는 집안이 파멸로 가는 과정과 교주의 일탈행위를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작가는 목사가 되었다. 부천 소신교회에서 목회를 하며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또 피해자들을 대표해 빼앗긴 재산을 되찾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갈라파고스’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의 고립된 19개의 섬들로 이루진 에콰도르령(領) 제도이다. 오랫동안 고립되어 독특한 생물들이 존재하지만 멸종위기에 몰려 있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은 ‘외부와 소통을 거부하고 단절된 곳’을 의미한다. 사이비종교의 특성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가뭄 끝에 쏟아진 집중 호우로 드러난 유골을 등산객이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암매장된 시신이 드러난 것이다.

“그 여자가 천년성 이명진 회장의 회계담당이었다는 거야. 아마 해수동 택지를 재개발하면서 학교법인 소유라 이 회장이 가져가면 횡령이 되는 돈이 3700억 원 가까지 갖고 있었다는 거지. 어느 날 이 회장이 그녀를 불러 돈을 강탈하고 부하들을 시켜 집단 구타를 했다는 거야. 남자들 세 명이 들러붙어 구타를 하니까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다는 거지. 그러니까 드럼통에 기름을 뿌리고 소각했는데 그게 다 타지 않으니까 두개골만 겨우 수습해서 뒷산에 매장했는데 비가 내려 토사가 씻겨가는 바람에 내 눈에 띈 거지.”
“그럼 그 돈은 어떻게 되었어?”
“어떻게 되기는 그 여자가 횡령한 것으로 고소를 했고 검찰은 주소 불명으로 기소중지를 해버렸다는 거야.”
“정말 웃기고들 자빠졌군....”
“이러니 법의 정의 운운하는 것은 개소리야.”
“우리나라 경제력은 10위권인데 부패지수는 50위권이야. 이게 뭘 말하는 거겠니?”
“공공부문의 부패가 저 아프리카 짐바브웨 같은 수준이라는 거 아니겠니?”
-‘유골이 등산객 발길에 채이다’ 중에서-

  
▲ 작가 허병주 목사

사이비종교 왕국 ‘천년성’에서 살인이 일어났고, 암매장된 시신이 발견되었는데도 신문에 기사 한 줄 나오지 않고 수사도 흐지부지 되었다. 사실은 이 정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교주 이선태와 그 아들 이명진 회장은 무려 60년 동안이나 ‘천년성’ 안에서 실로 엄청난 패륜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다만 철저하게 은폐되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런 대목도 있다.

이때 본부는 막장에 갇힌 광부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 사고 소식은 바로 청산파출소 서선구 소장에게 전달되었다. 서선구는 이것을 경찰청 상부로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이선태 교주에게 보고했다. 경찰 공무원의 상관이 바로 천년성 이선태 교주였던 셈이다. 이 교주는 청산탄광에 오면 항상 봉투를 전해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보험을 들어놓았다.
“교주님, 큰 일 났습니다. 광부 200명이 갱도에 갇혔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즉사한 것 같습니다. 대책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일단, 기자들이 그쪽으로 오지 않도록 차단하라고, 그리고 상부에 보고하지 말고 덮고 있으라고.”
“교주님, 옆의 갱도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곧 나오게 되는데 그 사람들의 입이 무섭습니다. 그들이 나오면 바로 이 사건이 알려지게 될텐데요.”
“그쪽은 모두 몇 명이나 되나?”
“전체가 200명인데 아마 그쪽으로 들어간 광부는 40명쯤 되고 160명이 갇혀 있습니다. 아까 막장에 있는 광부하고 연락을 해본 결과 40여명은 현장에서 즉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 소장, 그러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하게.”
“어떻게요?”
“나머지 갱도도 돌로 막아버리게.”
“예? 아니 어떻게 그렇게, 감히…”
“이 사람아, 왜 내가 시키는 대로 안 하나!”
“그 쪽은 멀쩡합니다. 부상자나 사상자도 한 명 없습니다.”
“이봐, 시간이 없네. 자네가 빨리 서둘러서 내가 하라는 대로 시행하게. 우반장은 어디 있나?”
“지금 배수펌프를 보러 갔습니다. 물이 차면 160명이 다 죽게됩니다.”
“이봐, 서 소장! 빨리 배수펌프 전원을 내리게, 내가 시기는대로 하라고, 이 바보 멍청아!”
-‘탄광 막장에 탄부들을 생매장하다’ 중에서-

“이제 더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털어놓겠습니다. 이 교주가 몸 안찰을 하면서 성관계를 가진 여자는 대략 8년 동안 2천명이 조금 넘습니다. 몸 안찰을 받은 여자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혼했습니다. 그 여자들 가운데 12명이 이 교주의 애를 출산했습니다. 이 여자들은 완전히 돌아버렸습니다. 배가 남산만해가지고 다니면서 하나님의 아이를 잉태했다고 자랑했다는 겁니다. 나중에 이 교주의 애라면서 양육비를 청구하니까 이명진 회장은 유전자 검사를 해서 이 교주의 친자로 확인된 애들은 다 받아 들였습니다. 그 후 애들을 어디로 보냈는지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 교주의 손톱과 발톱을 얻다’ 중에서-

  
▲ 책이 나온 이틀 후, 출판기념회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에스그룹은 한국에서 첩보가 가장 정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둘째는 천년성 이 교주였으며 셋째가 정보부라는 우스갯소리가 떠돌고 있었다. 그 이유는 천년성 신도들이 요소요소에 다 박혀있어 첩보를 빼돌려 천년성에 전달했기 때문이었다. 천년성의 첩보 창구는 김종해 사장이었다.
“아니 대통령이 그렇게 할 일이 없어 나를 제거하는데 개입하는 거야. 정작 해야 할 일은 안하고 엉뚱한 데 신경을 쓰니까 경제가 엉망이지. 안 그래? 대통령이 도대체 뭣 때문에 그러는 거야?”
“바로 돈 때문입니다. 비정상적인 통치자금이 필요한 겁니다. 금액으로는 약 5조원이라고 합니다. 그 돈은 국회를 거쳐야 하니까 정부 예산으로는 마련이 어렵습니다.”
“이 대표, 그쪽에서 무슨 사인이 없었나?”
“여러 번 있었죠. 제 눈치만 보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요구한 게 있나?”
“당연히 있었죠.”
“얼마를 요구했나?”
“5천억 원을…”
“그래. 그러면 김 사장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거길 만나서 요구에 응하라구.”
-‘후계자 제거 음모를 세우다’ 중에서-

허병주 목사는 문학작가가 아니다. 소설의 얼개와 전개가 매끄럽지는 않다. 그러나 그가 이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천년성’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작가 스스로가 보고 들었던 것을 바탕으로 증언하고 고발한다는 점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함이 오히려 현실감을 준다. 그리고 이 소설에 나오는 ‘천년성’과 교주 이선태 등은 세월호 참사와는 관련이 없다.

총신대 서요한 교수(역사신학)는 서평에서 “허병주 목사님의 33년의 지난했던 여정을 알고 난 후 가슴이 메었다. 사이비 이단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고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한 채 싸워온 허 목사님의 고난의 세월을 하나님께서 아시고 사이비 이단을 척결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정의가 바로 세워질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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