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 ‘앙코르 와트’에서

'기아대책 후원 군산 이사회 2011 비전트랩' 스케치 (6)

조종안 기자 | 기사입력 2013/03/14 [05:09]

세계 7대 불가사의 ‘앙코르 와트’에서

'기아대책 후원 군산 이사회 2011 비전트랩' 스케치 (6)

조종안 기자 | 입력 : 2013/03/14 [05:09]
동남아 3국(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비전트랩 둘째 날(4월 25일). ‘똔네삽 호수’와 ‘다일 밥퍼공동체’ 방문으로 오전 일정을 마쳤다. 시엠립(Siam Reap) 시내로 이동, 점심을 먹고 ‘앙코르 와트’(Angkor Wat)에 도착하니 오후 1시 50분이 지나고 있었다.


▲ 오토바이를 개조한 툭툭이를 타고 앙코르와트 관광을 즐기는 관광객들 © 조종안


앙코르 와트에서도 관광객들이 오토바이를 개조한 툭툭이를 타고 관광을 즐기고 있었다. 과연 오토바이 천국다웠다. 툭툭이는 하루 대여하는데 20달러라고 했다. 운전하는 아저씨가 입은 조끼 등에는 고유번호가 적혀 있는데 차의 고유번호란다.

앙코르 와트는 2천 개가 넘는 앙코르 유적 중 대표적인 사원으로 가장 크고, 가장 높으며, 가장 아름답고, 가장 완벽한 사원이라고 한다. ‘앙코르’는 도시, ‘와’는 사원을 뜻하므로 거대한 ‘도시 사원’, 거대한 ‘사원의 도시’로도 해석이 가능했다.

입장권을 구매하는 매표소에 도착해서 증명사진을 찍었다. 버스에서 내리라고 해서 무슨 일인가 했는데, 현지 가이드(사몬: 26세)가 위조방지, 즉 남의 표를 훔쳐서 입장할 수 없도록 입장권에 소지자 인물사진을 삽입한다며 되도록 환하게 웃으며 찍으라고 했다.

조상이 만들어 놓은 문화유산으로 먹고 살기 때문인지 캄보디아 국민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단다. 그러나 외국인에게는 1인당(하루) 20달러, 2~3일은 40달러. 7일 입장료는 60달러를 받았다. 그래서 1주일 입장권을 구입하는 관광객도 상당하다고.


▲ 앙코르 사원 수호신 '싱하(Singha)'에 대해 설명하는 가이드와 일행들 © 조종안


사자를 형상화한 석조물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상상속의 동물로 ‘전설의 숲의 왕’이란 뜻을 지닌 '싱하(Singha)'라고 했다. 앙코르 사원을 지키는 수호신답게 위엄이 넘쳤다. 순간, 옛날 마을 입구에 서 있던 우리의 ‘천하대장군’ 모습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가이드는 “씨엠립에서 북쪽으로 약 6.5km 거리에 위치한 왕코르 사원은 1860년 식물학자 앙리무오가 발견한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고 소개하며 둘러보는데 2시간 30분쯤 걸린다고 귀띔했다.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내 얼굴이 인쇄된 입장권을 받으니까 기분이 묘했다. 가이드는 입장권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경찰이 제시를 요구했을 때 입장권이 없으면 하루 요금의 다섯 배(100달러)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란다. 웃음이 나왔다.


▲ 앙코르 사원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인공호수 ‘해자’ © 조종안
▲ 좌측 바닥이 내려앉은 앙코르 사원 중앙 통로 © 조종안


오른편으로 잔잔한 호수가 보였다. ‘해자’라고 했다. 적의 침략으로부터 앙코르 사원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인공호수라고. 인간계와 천상계의 경계선이며 더운 날씨에 습도를 유지시켜 사원 내부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작용도 한단다.

해자를 건너는 육교 바닥 일부가 내려앉아 있었다. 캄보디아는 어디를 가나 황토가 많았다. 황토 밑에는 암반층이 없어 지반이 매우 약한데 이런 땅에다 무거운 돌을 쌓아 사원을 만들었고, 천 년이 지나니 침하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피라미드와 함께 세계 7대 불가사의로 평가받는 앙코르 사원은 거대한 돌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옮겨져 왔는지, 어떤 건축법으로 지어진 것 인지 등 의문투성이였으며 멀리서 보기에도 뛰어난 예술성과 조형미 등 그저 신비스러울 따름이었다.

신의 작품이라는 ‘앙코르 와트’

'앙코르 와트'는 서기 802년에 세워진 앙코르(캄보디아) 왕국들이 만든 유적 중 가장 웅장하고 큰 사원 이름. 그와 비슷한 규모의 사원들이 도시 곳곳에 널려 있는데 제대로 돌아보려면 족히 다섯 달은 걸린다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 끝이 가물가물하게 보이는 중앙탑 복도와 벽면, 성소에서의 예불 모습 © 조종안


앙코르 사원 전체 크기는 동-서 길이가 1.5km, 남-북으로는 1.3km에 달하며, 단일 사원의 둘레만 5.6km이며 수미산을 의미하는 중앙 성소탑 높이는 65m라고. 당대 최고의 도시였던 앙코르 톰 둘레가 12km이었음을 감안하면 대단한 크기의 사원이다.

만약 현재의 과학, 토목, 건축 장비 등을 동원하여 앙코르 사원을 다시 건축한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현재 사용되는 슈퍼컴퓨터로 설계에만 5년, 사원을 만들고 조각까지 완성하려면 족히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한다.


▲ 하늘의 선녀라는 압사라 부조물 © 조종안

안으로 들어가니까 왕의 길, 벽면에 새겨진 천상의 무희 압살라 등 더욱 멋진 장관이 펼쳐졌다. 치아를 보이며 웃는 압살라 조각도 새겨져 있었는데, 바이욘 사원이나 따쁘롬 사원에서도 볼 수 있지만, 부조기술이 훨씬 더 정교하고 아름답단다.

12세기 초 사람과 코끼리 힘으로 37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앙코르 와트. 그래서 “앙코르 와트는 하늘에서 신이 내려와 하루 만에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며 일부 서양학자들은 “인류 문명이 아닌 외계인이 만들었을 것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단다.


▲ 책도 보관하고 제사도 지냈다는 도서관 © 조종안


왕의 길 좌우측에 세워진 건물은 도서관(장서각)이라 했다. 책을 보관하기도 하였겠지만, 사원은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장소이기 때문에 의식에 필요한 장비도 보관되었을 것으로 추측되었다. 좌측 도서관은 일본에서 일부 복원작업을 거쳤다고 했다.

돌을 쌓아올린 긴 회랑은 세계의 지붕으로 일컫는 히말라야 산맥을 상징하고, 사방의 벽면에 부조가 가득한 이유는 글을 모르는 문맹자들에게 역사와 신화를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겼을 그 옛날 사제들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 싱하와 함께 앙코르 사원을 지키는 수호신‘나가’. 용처럼 전설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 조종안


앙코르 사원은 ‘신의 세상’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았다. 얼마나 큰 돌로 만들었는지 가늠할 수조차 없는 정교한 ‘나가(Naga)’ 모습에서도 신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머리부터 몸통까지 이어붙인 흔적을 발견할 수 없으니 하나의 돌로 만들었음이 분명했다.

머리가 일곱 개 달린 뱀 머리 형상의 나가는 마치 부챗살처럼 치켜들고 있었다. 가이드는 나가 역시 앙코르 사원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며 한국의 용에 비유했다. 웅장한 석조물과 정교한 조각을 볼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도서관 앞쪽 인공저수지는 관광객들의 기념촬영 장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왕의 길에서는 중앙 성소와 두 개의 탑으로 3개만 보이지만, 장소를 이동하면 4개, 5개의 탑이 모여 호수에 반사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다.

앙코르 사원은 3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1층은 미물계, 2층은 인간계, 3층은 천상계였는데 1층에서는 하누만을 타고 있는 라마왕자, 머리가 10개 팔이 20개 달린 악신 라바나, 라마 왕자의 원숭이 부대와 라바나의 악의 부대가 치열한 혈전을 벌이는 모습 등 힌두교 신화가 담긴 부조를 볼 수 있었다.

▲ 3층 중앙 성소로 오르는 계단(좌측)과 서탑문(우측), © 조종안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무척 가팔랐다. 신에게 가는 험난함의 상징이란다. 과거에는 승려와 왕만이 오를 수 있었다는 계단을 반쯤 엎드리면서 오르니까 하늘에 있을 신에 대한 두려움과 엄숙함이 절로 생기는 듯했다.

앙코르 왕조에서는 방향에도 큰 의미를 두어 해가 떠오르는 동쪽은 탄생, 생명, 행운을 뜻하고, 해가 지는 서쪽은 죽음, 흉함, 전쟁 등을 의미한다고. 앙코르 사원 서쪽 면에는 힌두교의 2대 서사시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의 실감 나는 전쟁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다 먹는 야자열매는 꿀맛


▲ 야자열매를 맛있고 멋있게 먹는 여성 일행. © 조종안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해서 땀을 식히려고 휴게실에 도착하니까 기념품 모자, 엽서, 안내 책자, 액세서리 등을 파는 아이들이 몰려오더니 유창한 한국어로 “하~나만 사라!”를 반복했다. 외면해도 아이들은 구걸하듯 졸라댔다.

더위가 조금 가시니까 나무에서 우는 매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허기동 선교사가 맛이나 보라며 야자열매 하나를 건네주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걷다가 지친 몸으로 먹는 야자는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야자향이 퍼지면서 온몸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매미들의 합창 감상에 빠져 있는데 가이드가 오더니 시간이 없다며 출발하자고 했다. 누구 명령이라고 불복하겠는가. 무겁게 일어나 다음 코스인 따쁘롬(Ta Prohm) 사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30분을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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