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많은데 교회 없고, 교인 많은데 교인 없고!

[목회자 칼럼] 외자설교 - '물' (이사야 11:1-9)

김민수 | 기사입력 2013/09/16 [03:06]

교회 많은데 교회 없고, 교인 많은데 교인 없고!

[목회자 칼럼] 외자설교 - '물' (이사야 11:1-9)

김민수 | 입력 : 2013/09/16 [03:06]
창조절입니다. 창조절은 9월 첫 주부터 12주간이며, 창조절이 끝나면 메시아이신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고대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 땅에 오신 의미를 돌이켜 보는 절기가 옵니다. 어느 사이 2013년도 1/3의 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물 흐르듯 지나갔습니다.
 
오늘 읽은 말씀은 ‘메시야 대망사상’이 담겨진 내용입니다. 대림절에 맞는 내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날이 오면’이뤄질 하나님의 나라의 모습을 통해서 ‘창조절’에 읽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9절 말씀에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라”는 말씀을 통해서 녹조라떼가 창궐한 세상에서‘물’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금 묵상했습니다.
 
노자 <도덕경>의 상선약수
 

노자의 도덕경 8장에 유명한 구절 ‘상선약수’가 나옵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말입니다. 도덕경에 따르면, 물의 덕은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는데, 모든 것을 이롭게 하고, 앞서 가기를 다투지 않으며, 항상 낮은 곳으로 임한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물이 흘러가는 곳마다 생명의 움틉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는 물이 흐르는 곳마다 움트던 생명을 해치는 일이 국가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예로부터 물을 다스리는 일은 ‘치수’라고 하여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물을 잘 다스리면, 나라가 편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라가 편하지 않았습니다.
 
‘물이 흘러가는 곳마다 모든 것을 이롭게 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물은 그저 무심히 흘러갈 뿐입니다. 내가 ‘이롭게 하겠다 어쩌겠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노자의 ‘무위자연’입니다.
 
성서적으로 말하자면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경지입니다. 홍수가 나면 엄청난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지만,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홍수는 일시에 모든 것들을 깨끗하게 정리해 줍니다. 인류문명 초기 메소포타미아 반달지대는 바로 이런 규칙적인 홍수를 통해서 비옥한 토지에서 농산물을 얻었고, 문명의 발상지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바다의 태풍은 잔잔한 바람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는데 깊은 바다 속까지 뒤흔들어 놓는다는 것입니다. 태풍이 오면 저 깊은 바다까지 휩쓸고 지나갑니다. 일시적으로 보면 엄청난 피해 같지만, 그로인해 바다는 다시 깨끗해지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 주간 물을 묵상하면서 이런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신앙적으로 물의 이런 속성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이겠습니까?

저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삶을 제대로 살아가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묵묵히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그간 주변의 사람들의 부당한 일들로 인해 많은 상처들을 안고 살았습니다.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변하라고 요구한 것이지요. 그러나 내가 변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변해도 물론 세상은 그대로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의 속성을 닮은 삶을 살아간다면, 그로인해 스스로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물론, 단순히 상처받지 않기 위해 그렇게 살아가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또 하나는, 끊임없이 낮아지자는 것입니다. 물은 늘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낮은 곳으로 흐르고 흘러 결국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인 바다에 이릅니다. 늘 낮은 곳으로 향했기에 바다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이야기라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물은 앞서려고 다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원이 같고, 물줄기가 같다면 거의 같은 시간에 바다에 이르고, 바다가 되는 것입니다. 서둔다고 바다에 빨리 이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흐른다고 바다에 이르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경쟁을 강요당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먹는 음식까지도 빨리빨리 속성으로 자라게 합니다. GMO(유전자조작식품)이 그것이지요.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넣은 가축들 또한 그렇지요. 심지어는 선행학습으로 아이들도 속성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천천히 살아도, 빨리빨리 살아도 하나님께서 주신 삶의 시간 이상이나 이하를 살아갈 수 없습니다. 숨 가쁘지 않게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그 길에서 앞 설 수도 있고, 뒤처질 수도 있지만, 앞이든 뒤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는 물, 바다로 가는 물이라는 점이 중요한 것이겠지요.
 
물은 생명입니다.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기에 깨끗해야 합니다. 홍수가 나면 제일 큰 문제는 ‘식수’라고 합니다. 물은 많은데 먹을 물이 없는 것이지요. 마치 오늘 한국교회의 상황과 같지 않습니까?
 
교회는 많은데 교회가 없고, 목사는 많은데 목사가 없고, 교인은 많은데 교인은 없는 그런 현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그런 것들로 제 마음을 빼앗기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목사답게, 우리 교회가 교회답게, 우리 교인들이 교인답게 살아가면 될 일입니다.
 
교인답다는 것,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관계에 선 것이요, 그로인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참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깨끗한 신앙인이 되십시오.
 
‘리퀴드 아트’라는 것이 있는데, 물감 등이 물에 풀어지는 과정을 다양하게 작업물로 생산해 내는 예술을 말합니다. 사진, 동영상 등이 대표적인 것인데, 저도 여기에 관심이 있습니다. 지난주에 몇 번의 테스트를 했는데, 물은 깨끗한 것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더러운 것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물은 그 더러운 것들을 깨끗하게 합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 한계지점에 이르러 물이 썩게 되면 그 악취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오염된 물은 오염된 물을 정화하지 못합니다. 깨끗한 물만이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것입니다.
 
바다는 민물과 다르게 3%의 소금과 태풍이 있어 바다가 썩지 않습니다. 강물은 3%의 소금이 없는 대신 끊임없이 흐르는 유속과 낙차 등으로 맑음을 유지합니다. 샘물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물로 인해 깨끗함을 유지합니다.
 
깨끗함을 유지하는 방법이 다 다릅니다. 신앙적으로 깨끗한 것,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 역시도 다양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자기의 신앙만 고집하지 마십시오.
 
올해 12주간 이어지는 창조절에는 ‘외자 설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40대 초반에도 이렇게 설교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다른, 혹은 심화한 설교를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물’이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물, 그 물이 우리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출처]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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